은행 '이자장사' 판 깔아주는 금융당국

최근 금융당국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및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금리를 상향하기로 결정하면서, 은행들의 '이자장사'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수도권 주담대의 스트레스 금리를 1.2%포인트로 상향하고, 그 외 지역은 0.75%포인트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는 추세에 따라 적극적인 ‘대출 조이기’에 나서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스트레스 금리란?
스트레스 금리는 DSR을 산정할 때 가산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입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은행권 주담대에 0.38%포인트 1단계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한 뒤, 7월부터 2단계 0.75%포인트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황 등을 이유로 일정을 두 달 연기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 금리 연기 신호가 가계대출을 더욱 확대했다는 비판을 낳자, 당국은 수도권 집중 대출규제라는 강수를 뒀습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
예를 들어, 연 소득 1억원 차주가 30년 만기 연 4.5% 대출이자(변동금리)로 수도권 지역의 주담대를 받는다면, 현재는 1단계 스트레스 금리 0.375% 적용으로 최대 6억3000만원의 대출이 나오지만, 다음달부터는 1.2%포인트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면 대출한도가 최대 5억7400만원으로 현재와 비교해 5600만원이 줄어듭니다. 같은 기준으로 주담대 대상이 비수도권 지역이라면 6억400만원으로 현재 대비 한도가 2600만원 줄어듭니다.

금융당국의 설명
금융위는 올해 1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른 시중금리 하락 추세 등을 감안해 수도권 스트레스 DSR을 1.2%포인트로 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시중은행이 가계부채 관리 명분으로 주담대 우대 금리 등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는 상황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수요자 불편은 제한적
금융위 관계자는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하더라도 DSR 37~40% 수준의 차주에 한해 일부 대출한도 축소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정금리 주담대의 경우 스트레스 금리의 일부분만 반영됨에 따라 실수요자 불편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