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제조업 위기: 폭스바겐의 공장 폐쇄와 그 의미

최근 유럽의 경제 상황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 폐쇄가 있습니다. 이는 1937년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로, 유럽 제조업의 상징인 폭스바겐마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폭스바겐의 위기와 그 원인
폭스바겐은 독일 내 공장뿐만 아니라 중국 내 공장 한 곳의 폐쇄도 계획 중입니다. 이로 인해 일자리 2만 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독일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입니다. 폭스바겐 경영진은 "극도로 긴박하며 위험한 지경"이라고 표현하며, 고강도 규제와 높은 임금으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국과 중국 등 경쟁자들에게 혁신과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며 안방까지 내줄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유럽 자동차 산업의 전환기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협약했습니다. 이는 친환경을 위한 이상적인 대책이지만, 폭스바겐이나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100년 이상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 온 유럽 기업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급하게 전기차 전환에 나섰지만, 내연기관차만큼 경쟁력을 쉽게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가 닥치자 손실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급성장과 유럽의 쇠퇴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면서,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유럽 자동차 수요가 급감했습니다. BMW도 올해 영업 전망치를 낮췄으며, 유럽 배터리를 대표하는 스웨덴 기업 노스볼트 역시 구조조정에 돌입했습니다. 이는 유럽 경제의 전반적인 쇠퇴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유럽의 경제 쇠퇴와 그 원인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 경제가 전체적으로 쇠퇴하고 있으며, 2000년 프랑스와 독일의 GDP가 미국의 50개 주별 GDP 순위와 비교했을 때 각각 36번째, 31번째 주와 비슷했는데, 현재는 48번째, 38번째 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2008년 미국과 유럽의 경제 규모는 거의 비슷했지만, 2024년 미국과 유럽의 총 GDP 격차는 1.7배로 거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중등 기술의 함정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이 '중등 기술의 함정(middle technology trap)'에 빠졌다고 우려했습니다. 연구개발(R&D) 지출 측면에서 유럽 기업은 여전히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소프트웨어와 다양한 정보기술(IT)로 대체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유럽이 자랑하던 자동차산업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라는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잃었습니다.